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지형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습니다. 2026년 4월 16일, 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의 방산 사업 부문을 현대로템으로 통합하는 구조개편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한화그룹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 계열사를 통합하며 체급을 키운 것에 대응하여, 현대차그룹 역시 지상 무기 체계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1. 현대위아 방산 매각: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선 전략적 선택
현대위아는 K9 자주포의 주포와 K2 전차의 주포 등 핵심 화력 체계를 생산하는 ‘K-방산의 포신 공급처’입니다. 연간 약 4,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는 이 알짜 부문을 현대로템에 넘기려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현대로템은 현재 폴란드향 K2 전차 수출과 K2ME(중동형 전차) 개발 등 전례 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차 본체와 주포 생산 주체가 나뉘어 있다 보니, 납기 관리와 공급망 효율화 측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K9 자주포 수직 계열화 완료)에 비해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통합이 확정되면 현대로템은 차체부터 화력 체계까지 일괄 생산하는 ‘지상 무기 전문 통합 법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2. ‘지상군 끝판왕’ 현대로템, 한화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
증권가와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구조개편이 성사될 경우 현대로템의 기업 가치가 리레이팅(Re-rating)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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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속도의 혁신: 주포 공급을 담당하는 현대위아 방산 부문이 현대로템 내부로 들어오면, 해외 수주 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납기(Delivery)’ 조절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이는 현재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한국 무기를 선택하는 핵심 이유인 ‘빠른 인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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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극대화: 계열사 간 거래 비용이 절감되고, 연구개발(R&D) 역량이 결집하면서 영업이익률의 퀀텀 점프가 가능해집니다. 오늘 KB증권이 한화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상향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로템 역시 ‘통합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10조 원 시대를 정조준하게 됩니다.
3. 한화와 현대로템의 ‘K-방산 양강 체제’ 공고화
이번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한화그룹이 이미 완성한 방산 수직 계열화 모델을 벤치마킹한 측면이 큽니다. 한화가 에어로스페이스-시스템-오션을 잇는 ‘육해공 통합’을 지향한다면,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한 ‘지상군 전문성 극대화’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오늘 발표된 KB증권의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한화는 방산과 조선(한화오션)의 동반 실적 개선으로 목표가가 상향되었습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방산 통합까지 더해지면서, 대한민국 방산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춘 초대형 플레이어들의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방산은 이제 성숙한 산업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는 사건입니다.
4. 시사점: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2분기 모멘텀
독자들께서는 이제 한화의 독주 체제뿐만 아니라, 현대로템의 ‘거대화’ 과정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현대위아의 방산 부문 인수가 가시화될 경우, 현대로템은 단순한 전차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나 독일의 라인메탈(Rheinmetall)과 직접 경쟁하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4월 말로 예정된 캐나다 잠수함 사업과 사우디의 천궁-II 조기 인도 요청, 그리고 오늘 터진 현대차그룹의 방산 구조개편까지. 2026년 4월은 대한민국 방산의 역사가 새로 쓰이는 달로 기록될 것입니다.